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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그림책 '깃털없는 기러기 보르카'의 봄, 가을, 모두가 행복한 세상

by 우정87 그림책 2023. 5. 26.

그림책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는 장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봄, 기러기 보르카 태어나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러기 보르카는 깃털이 없이 태어났어요. 플럼스터 씨와 플럼스터 부인이라는 기러기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 부부는 영구 동해안 가까운 늪지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조상들이 살던 곳이었죠. 그곳에서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돌보았습니다. 어느 맑은 봄날 아침, 아기 기러기 여섯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아치, 프레다, 제니퍼, 오스왈드, 티모시, 그리고 막내 보르카였지요. 보르카는 다른 형제, 자매들과 처음부터 달랐습니다. 깃털이 없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진찰을 하고 나서 말했습니다. 다른 곳은 하나도 이상이 없습니다. 다만 깃털이 없을 뿐입니다. 그리고 플럼스터 부인에게 깃털을 짜주라고 말했습니다.

깃털이 없는 아기 기러기 보르카는 밤에는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습니다. 엄마가 포근한 회색 털실로 깃털을 짜주자 아기 기러기 보르카는 정말 기뻤습니다. 보르카는 언니, 오빠들에게 자신의 깃털을 자랑했지만 그들은 놀리기만 했어요. 다른 기러기들도 보르카를 못살게 굴었습니다. 보르카는 외톨이가 되었지만, 엄마아빠는 너무 바빠서 보르카에게 신경 쓸 틈이 없었습니다. 기러기들이 헤엄치기를 배울 때, 보르카는 몰래 숨어서 혼자 헤엄을 쳤습니다. 보르카도 너무나 헤엄을 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번 헤엄을 치고 나오면 털옷이 다 마를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헤엄치기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2. 가을, 홀로 된 기러기 보르카

​날씨가 점점 추워지자 기러기 가족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이듬해 봄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겨울 폭풍우에도 끄떡없게 둥지도 잘 덮어두었지요. 우두머리 기러기를 따라 모두 따뜻한 곳으로 떠났지만, 깃털이 없는 보르카는 날아갈 수가 없어서 숨어서 기러기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기러기들이 보이지 않게 되자 보르카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3. 용감한 기러기 보르카 

홀로 남은 기러기 보르카는 살 곳을 찾아다니다가 불이 꺼진 배에 올라가 숨었습니다. 보르카를 발견한 강아지 파울러는 보르카에게 친절하게 잠자리를 알려주었지요. 그 배의 이름은 크롬비 호였습니다. 그 배의 주인인 매칼리스터 선장은 파울러에게 보르카를 소개받자 보르카에게 허드렛일을 시켜주었습니다. 뱃삵만큼 일을 해야 했지요. 보르카는 열심히 일을 했고, 맛있는 음식을 듬뿍 먹었습니다. 크롬비 호의 선장과, 선원, 강아지 파울러는 보르카를 잘 대해주었습니다. 이 배는 영국 런던으로 가는 배였습니다. 매칼리스터 선장은 영국에 도착하면 보르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큐 가든에 보르카를 데려다 주기로 결심했지요. 큐가든은 일 년 내내 온갖 기러기들이 살고 있는 커다란 공원입니다.

 

4. 큐 가든에서 행복을 찾은 기러기 보르카

보르카가 큐 가든에 도착해서 크롬비 호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은 슬펐습니다. 그러나 큐 가든에 있는 기러기들은 깃털 없는 보르카를 보고도 전혀 이상해하지 않았어요. 털옷을 입었다고 놀리거나 웃지도 않았어요. 모두 보르카에게 친절했습니다. 특히 퍼디넌드라는 기러기는 보르카를 잘 돌보아 주고, 헤엄을 잘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곳에서 보르카는 행복하게 살고 있지요. 그리고 크롬비 호의 식구들은 런던에 올 때마다 보르카를 보러 왔습니다.

 

5. 모두가 행복한 세상

우리는 모두 다르게 태어납니다. 그것이 개성이며 한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기계에서 찍어내듯이 모두 멋진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다면 개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도 인정받지 못할 것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타인을 수용해 줄 때 서로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겠죠. 크롬비 호의 사람들처럼, 또 큐 가든의 기러기들처럼 말입니다.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늘 자신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심리학적으로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대할 때는 마치 자신을 대하는 것처럼 한다고 합니다. 남을 대할 때는 예의를 지키는데, 자신을 대할 때는 자기 자신이니까 자기 자신처럼 대해도 된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히 모르는 사람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더 상처를 받기 쉽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일은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으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차별 없는 세상에선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삶 살기

가족들에게 조차 따돌림을 받았던 보르카는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았습니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던 가족들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았고, 추운 곳에 홀러 남게 되었을 때도 슬퍼서 울기는 했지만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보르카는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갔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전 성경의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세례를 받기 이전부터 좋아했던 말이었습니다. 세상은 자신이 자신을 돕지 않으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것 같아요. 만약 보르카가 슬픔이나 절망에 빠져서 추운 연못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얼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선한 마음은 선한 영향력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